독자들의 서평

그녀의 삶은 누구의 것인가

『나의 몫』 ― 알라딘

이 책을 읽기 전에는 이란의 여성이 겪은 수난과 고통에 대한 내용이 주를 이룰 거라고 짐작했었다. 이 책을 읽기 바로 전 <82년생 김지영>을 읽고 답답함에 가슴을 쳤던 기억이 있어 연달아서 소설 속에서 학대받고 힘들어하는 여성을 보고 싶지 않았다. 700페이지에 달하는 책 두께에도 겁을 먹었기에 마치 하기 싫은 숙제를 하는 기분으로 책을 읽기 시작했는데, 막상 책을 다 읽고 난 느낌은 '너무 잼있다!' 그리고 '어째 우리나라랑 돌아가는 환경이 좀 비슷하다?' 였다. 소극적으로 남성에게 학대받는 여성의 모습을 보게 될까봐 은근히 겁먹었던 내게 이 소설은 주인공 '마수메'가 자신에게 주어진 수난과 역경을 어떻게 이겨내고 지혜롭게 성장하는지 보여준다. 우리나라 보다 훨씬 여성차별이 심한 나라에서 오히려 걸크러쉬를 불러일으키는 슈퍼우먼과 같은 한 여성의 일대기를 보니 감동이 밀려오면서도 한편 책장을 덮고 나서는 '여성의 삶은 과연 누구를 위한 것인가' 하는 생각도 든다.